문서관리가 변해야 한다
sureGMP
200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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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서적은 국민이 책을 읽지 않아서 부도가 난 것이 아니다.
종로서적이 국내 최고 서점의 자리를 내주고 결정적으로 뒤로 밀려난 때는 출판의 불황기가 아니라 오히려 호황기였다. 종로서적은 교보문고가 등장해 거센 도전을 해오면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었다. 그러나 10년이 넘도록 제대로 실행에 옮긴 것이 없었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종로서적은 서점계에서는 최고의 직장이었다. 80년대 후반에 들어가면서 유능한 직원이 하나 둘 떠나가기 시작했고 회사는 이들을 붙잡지 못 했다. 그런 상태로 또 10년이 흘렀다.
올 들어 교보문고가 사상 최대의 월매출액(3월 185억원)을 기록하는 출판업의 호황 속에서 종로서적은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2002년 6월 28일 동아일보 “송평인 기자의 현장칼럼” 기사 “최고의 서점 종로서적, 안타까운 몰락의 현장”에서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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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eGMP가 뜬금없이 종로서적의 비운에 관심을 갖는 것은 책에 관한 애착 때문이 아니라 “변화”를 읽지 못하면 결국 이러한 종말을 맞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았기 때문이며 우리 GMP현장에 닥치고 있는 변화의 물결을 두려운 마음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GMP의 핵심이라고 하는 문서관리에 중대하고도 엄청난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탈리도마이드 사건 이후 안전성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지만 완제 의약품 생산업체가 주류였던 우리나라 제약업계에는 그다지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신약개발이 활발해졌고 원료 의약품의 시장 여건이 달라졌습니다. 또 GMP가 강화되면서 Validation이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자문서에 대하여 Part 11이 규정되었습니다. 나아가 GMP 이외에도 환경문제[ISO 14000, Responsible Care]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게 되었고 금년 7월부터는 PL법도 발효되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일이 우리 GMP현장에 엄청난 물량의 문서와 그를 위한 한층 더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문서관리 체계를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옛날 식으로 “잘 적어 놓아라” 하는 정도로는 문서관리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사정은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합니다. 문서는 전자적인 기기에서 작성하고 있으나 정작 그 관리는 하드 카피로 뽑아 바인더에서 하고 있습니다. GMP문서는 관계 당국의 GMP인증이 끝나면 더 이상 관리되지 않습니다. 회사의 문서는 태어나고 자라고 변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거치는 생명이 있는 유기체입니다. 문서란 필요할 때, 달라고 할 때 만들면 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GMP정신에 입각하여 합목적적으로 기획되고, 역사적으로 축적되고,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문서가 아니면 그 신뢰도를 인정 받을 수 없습니다.
이제 문서관리의 대변혁을 이루지 못하면 소비자의 PL에 당하고, 국내 및 선진국의 GMP inspection에 당하고, 저개발국가의 DMF 역공[逆攻]에 당할 것이 눈에 훤히 보입니다. 지금, 바로 시급히 대처해야 할 때입니다.